이거슨 나의 사무실 키보드.
비교적 키보드를 사용할 일이 많은 직군인 내게 키보드는 중요한 존재다.
때문에 회사에서 지급하는 키보드 대신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사용중인 키보드는 COX의 게이트론 ck87이라는 모델.
원래 키캡은 한글, 영문 전부 각인되어 있는 화이트/블루 계열의 키캡니다.
하지만 파스텔톤의 무각 키캡을 따로 구매해서 교체해뒀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각인이 없는 키보드를 좋아한다.
한글 영문 각인 덕지덕지 붙은 키보드는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혐 주의 먼지 가득한 키보드의 민낯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겉으로만 대충 슥 보면 제법 깨긋해 보이는 내 키보드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먼지투성이에 커피까지 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차라리 몰랐다면 무시할 수 있었겠지만, 알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청소할 수밖에...
자 그럼 기계식키보드는 어떻게 청소해야 할까?
일단 에어블로우로 신나게 불어본다.
고압 콤프레셔가 있다면 그걸로 불어도 된다.
다이소에서 파는 에어캔은... 비추한다.
일정량 이상 쓰면 분비물(?)이 나오기도 하고, 압력 자체가 약하다.
에어건의 효과는(은) 미약했다!
그렇다.
내가 k-먼지를 너무 얕봤나 보다.
장기간 쌓인 먼지가 이미 키보드와 유착되어 먼지가 제대로 안 털릴 뿐더러 미세하게 튄 커피 자국은 에어건으로 조질 수가 없었다.
역시 기계식 키보드를 청소하려면 키캡을 분해하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그렇게 키캡을 하나하나 분해하기 시작했다.
키캡을 분해할 때, 무식하게 손가락으로 하지 말고 키캡 리무버를 사용하는 게 좋다.
손가락으로 무리하게 키캡을 제거하려다 보면 정신건강도 해치고, 키캡은 물론 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까지 해칠 수 있다.
나중에 제 위치에 꽂을 수 있을까?
한창 키캡을 제거하던 중에 불현듯 생각났다.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의 키캡이라면 각인을 보고 제 위치를 찾을 수 있겠지만, 나는 무각이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냈다.
키보드의 각 행별로 그룹핑을 하기로.
기계식 키보드의 키캡들을 측면에서 바라보면 각 행별로 높낮이가 다르게 세팅된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니 이렇게 행별로 그룹핑을 해놓으면 나중에 결합하기도 한결 편해진다.
색깔 배치 같은 건 미리 사진 찍어놓으면 되니깐 간편!
그렇게 벌거숭이가 된 나의 기계식 키보드 cox 게이트론 ck87.
자세히 살펴보니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이상한 과자 부스러기는 물론 굵은 먼지 알갱이들이 터줏대감 마냥 자리잡고 있었다.
먼지는 못 참지.
바아로 청소기를 이용해 샥샥 빨아땡겨줬다.
지금 사용하는 청소기는 일렉트로룩스의 제품인데, 자취하던 시절부터 신혼인 지금까지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무선이면서도 흡입력이 상당하고, 배터리도 오래 가고,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에 부담 없고 아주 효자템이다.
그렇게 청소기를 만난 나의 기계식 키보드는 때 빼고 광을 내고 있었다.
반딱반딱 먼지 한 톨 없는 깔끔함.
몇 분이나 갈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런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가 좋다.
분리했던 키캡들은 초음파세척기로 열심히 조져줬다.
초음파 세척기는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 먼지들을 꼼꼼히 털어줘서 좋다.
이 녀석도 2년 전 쯤 사서 여태껏 참 요긴하게 쓰고 있는 녀석이다.
안경도 세척하고, 귀걸이, 반지, 시계줄 등 세척 못 하는 게 없는 아주 똘똘한 녀석이다.
어쨌든 그렇게 뽀드득뽀드득 세척을 마친 나의 기계식 키보드 키캡들.
겉면을 대충 슥슥 닦아주고 키캡을 말려준다.
선풍기 10분 정도 틀어주면 금방 마른다.
그리고 키캡을 결합해준다.
이렇게 멀리서 보면 어떤 기계식 키보드도 깔끔하고 깨끗해 보인다.
그래서 근접 촬영 컷들을 넣어 보았다.
먼지 투성이었던 방금 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깨끗한 키보드만 남았다.
내가 변태인지는 몰라도 더러운 걸 이렇게 깨끗하게 만들고 나면 왠지 모를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가끔은 청소업체를 창업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를 상상하게 된다.
창업한다고 하면 와이프가 말리겠지만...
뭐 어쨌든 이렇게 기계식 키보드 청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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