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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

강남역 웨이팅 있는 순대국밥 맛집 농민백암왕순대 내돈내산 후기

by 밍블_ 2023. 3. 24.

개인적으로 웨이팅까지 하며 식당에서 밥 먹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배고픈데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아까운 게 첫 번째 이유고, 이번이 아니면 다음에 먹어도 되기 때문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우리는 하루에 많게는 세 번, 적게는 한 번은 밥을 꼭 먹으니까요. 이렇게 웨이팅을 싫어하는 제게도 웨이팅을 감수하고서라도 먹고 싶은 식당이 최근 생겼습니다. 바로 강남역에 위치한 농민백암왕순대입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순대는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순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식당입니다. 네 맞습니다.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할 수 있는 순대국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식당입니다. 널리고 널린 게 순대국밥 전문점인데 굳이 웨이팅을 감수하면서까지 방문하는 순대국밥집이 있다? 그건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방문해봤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가게 입구부터 맛집임을 증명하는 웨이팅 표(?)가 보였습니다. 보통 웨이팅이 고질적으로 발생하면 그에 맞는 시스템이 생기기 마련인데 농민백암왕순대는 아날로그 방식을 사용하기로 했나 봅니다. 그래서 퇴근 시간대가 되면 농민백암왕순대 앞은 웨이팅하는 사람들로 가득찹니다. 그래서 그동안 몇 번이나 방문하고자 했지만 쉽사리 방문할 수 없었습니다. 골목 가득찬 사람들이 뿜는 담배연기와 빼곡히 가득찬 웨이팅 표 때문에 웨이팅 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하지만 오늘은 모처럼 연차를 냈기에 농민백암왕순대에 입성할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가게 내부의 모습에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티내진 않았습니다. 저는 늘 오던 단골처럼 보이고 싶었으니까요. 가게 내부 모습을 조금 촬영하고 잎었지만 실패했습니다. 오후 4시라는 애매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곳곳엔 손님들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제가 계산하고 나갈쯤엔 웨이팅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메뉴 구성은 간단합니다. 크게 국밥과 술국, 순대, 수육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수육은 가격이 부담되어 주문하지 못 했고, 순대는 만만해 보여서 국밥과 순대를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순대와 수육은 주문 가능한 시간대가 따로 있었나 봅니다. 정확히 듣진 못했는데 조금 더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하여 그냥 국밥 기본 하나와 특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주문을 끝내고 나니 기본찬이 세팅됐습니다. 부추, 마늘, 양파, 새우젓, 쌈장, 깍두기가 나왔습니다. 새우젓의 새우는 일반적인 국밥집에서 쓰는 것보다 씨알이 조금 더 굵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외의 반찬들은 별다른 특색이 없었습니다. 사실 깍두기를 조금 기대했었는데 막 그렇게 어마어마한 맛이 느껴진다거나 그런 건 없었습니다. 일부 국밥 맛집에 방문해보면 국밥만큼 김치나 깍두기가 맛있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적어도 농민백암왕순대의 깍두기 맛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고 느껴졌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테이블 한 켠엔 들깨가루와 청양고추가 있었습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손님의 취향을 반영한 것 같았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제가 주문한 순대국밥 특이 나왔습니다. 순대국밥 일반을 주문한 옆의 일행 것과 비교해 봤을 때, 뚝배기 크기가 차이 난다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속에 들어간 고기의 양이 조금 다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펄펄 끓는 국물이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모습을 보니 아주 맛있어 보였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의 순대국엔 다대기가 들어 있습니다. 다대기를 풀지 않고 깨끗한 국물을 먹고 싶은 분들은 숟가락을 휘젓지 말고 조심스레 넣어 다대기를 제거하거나, 주문할 때 다대기를 넣지 말라고 부탁해야 할 것 같습니다. 30년 가까이 돼지국밥만 먹어 왔던 제게 있어서 이런 순대국밥의 모습은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하지만 전 다대기를 좋아하는 편이니 생각 없이 그냥 휘휘 저어 다대기를 풀었스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다대기를 풀면서 고기는 얼마나 들었나 휘휘 저어봤습니다. 제가 특을 주문해서 그런지 고기가 꽤나 실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옆의 일행 것과 비교해봐도 확연히 차이 날 정도로 고기가 들어 있어서 만족했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먹기 전, 새우젓을 조금 추가했습니다.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돼지국밥 먹으러 가면 꼭 새우젓을 넣어라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순대국밥을 먹는 지금도 그런 습관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새우젓을 함께 먹으면 체하지도 않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밥류를 먹을 땐 꼭 새우젓을 첨가하곤 합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순대국밥에 부추도 추가합니다.부추야 말로 남자에게 중요한 영양분을 다 갖춘 만능채소라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부추를 많이 먹어서일까요? 제가 좀.. 엣헴!! 뭐 어쨌든 부추도 야무지게 순대국밥에 넣어줍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커피처럼 보이겠지만 들깨가루입니다. 참고로 들깨가루를 너무 많이 넣으면 술이 들깨.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국물을 깨작깨작 떠먹다가 밥을 말았습니다. 국밥에 밥 마는 건 못 참치! 밥을 말고나니 한층 더 맛깔스러워진 모습입니다. 소신발언 하겠습니다. 따로국밥은 적폐입니다. 원래 국밥이란 그냥 말아 먹는 게 정도입니다. 국과 밥을 따로 먹는 국밥은 사도입니다. 반론은 받지 않습니다. 만약 동의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무조건 맞습니다. 그런데 저도 밥이 국에 말려서 나오는 국밥은 싫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손으로 제가 밥을 말아야 합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때깔이 곱습니다. 얼핏 보면 음식물들이 이리저리 섞인 모습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자세히 보면 이만큼 아름다운 비주얼이 없습니다. 기대를 한껏 머금고 한 입 야무지게 말아 넣습니다. 근데 맛은 음... 생각했던 것만큼 맛있지가 않습니다. 부산 시민 수만큼 돼지국밥 맛집이 있다는 부산에서 30년 가까이 돼지국밥을 먹으며 커왔기 때문일까요? 왜 사람들이 농민백암왕순대를 먹기 위해 웨이팅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이 정도 맛이면 주변에 다른 대안도 많을 것 같았습니다. 음식이란 게 원래 개인 취향이라 그럴까요? 물론 농민백암왕순대가 맛있는 순대국밥임에는 틀림 없지만, 줄 서가면서까지 먹을만한 맛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깍두기를 더 달라 요청 드렸더니 통째로 가져다 주셨습니다. 제가 많이 먹게 생긴 걸까요

농민백암왕순대
농민백암왕순대


어쨌든 맛은 있었기에 완뚝했습니다. 저는 국물 섭취를 줄여야 하는데 국밥은 참지 못했습니다.


맛있는 순대국밥집은 맞지만 굳이 웨이팅까지 해야하나 싶은 게 제 평가입니다. 웨이팅 해야 한다면 재방문 의사 없습니다.
내돈내산후기입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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