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질렀다.
집에 키보드가 4개나 있는데 왜 또 사냐는 와이프의 의문이 있었지만, 약 3개월의 고민과 4개월의 설득 끝에 결국 지르고야 말았다.
레오폴드 공홈에서 구매해서인지 포장 박스에서부터 레오폴드임을 강력하게 어필한다.
원래는 리더스키에서 구매하려 했지만, 작년쯤 A/S 맡길겸 레오폴드 공홈에 회원가입 했던 게 떠올라 공홈에서 주문했다.
공홈에서 주문하면 쿠폰이나 적립금 등의 별도 혜택은 없다.
그냥 뭐랄까.... 애플 제품을 살 때 리셀 매장이 아닌 공홈이나 애플 스토어에서 사는 느낌과 조금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나의 귀여운 언박싱 전용 나이프(?)로 조심스레 언박싱을 시작했다.
칼로 박스 테이프를 제거할 땐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박스 속에 든 소중한 제품이 손상되지 않게끔 언제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냥 대충 뜯을 걸 그랬다.
뽁뽁이로 이렇게 정성껏 포장해 놨을 줄은 몰랐다.
뽁뽁이를 벗겼다.
패키지 디자인이 조금 바뀐 것 같다.
5년 전에 샀던 FC750R PD 그레이 블루의 패키지는 블랙 & 그린 컬러였던 것 같은데 이번에 주문한 FC750RBT PD 코랄 블루 모델의 패키지는 은은한 베이지 컬러가 돋보이는 패키지다.
아마 코랄 블루 컬러에 맞는 패키지 디자인을 새로한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사랑하는 봉인 씰.
제품 가격의 고저를 막론하고, 봉인씰이 붙어 있으면 기분이가 좋다.
갓 튀겨낸 튀김을 먹는 느낌과 비슷하달까.
봉인씰도 언박싱 나이프로 조심스레 커팅했다.
혹시라도 나중에 되팔 때, 제 값 받으려면 패키지도 많이 훼손하면 안 된다.
패키지를 조심스레 여니 레오폴드 FC750RBT 코랄 블루 모델이 모습이 보였다.
최근에야 밝은 컬러의 제품들이 많이 출시됐지만, 게이밍 키보드로 대변되는 기계식 키보드 시장에서 이렇게 화사하고 산뜻한 컬러를 가진 제품은 여전히 찾기 힘들다.
이 컬러감이 내가 이 제품을 선택한 이유기도 하다.
구성품은 간단하다.
FC750RBT 코랄 블루 본체, USB 케이블(A to C), AAA 건전지 2개, 키캡 리무버, 여분의 키캡(caps lock, ctrl) 끝이다.
건전지 교체 방식의 무선 키보드답게 건전지가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되어 있다.
아까 컬러감 얘기를 잠깐 하다 말았는데 난 이 컬러감이 너무 좋다.
시키먼 것들로 가득찬 내 데스크 셋업에서 유일하게 빛을 비추는 녀석이랄까.
시커먼 애들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밝은 컬러의 제품이지만, 딱히 튀지도 않고 너무 좋다.
어차피 디자인이란 취향의 영역.
내가 마음에 들면 된거다 라는 마음으로 샀다.
그리고 결과는 당연히 대만족.
다만 한 가지 좀 아쉬운 건, 무각이나 측각 옵션이 없다는 거다.
개인적으로 각인이 크게 박힌 제품을 그리 선호하지 않아서 일부러 영문 각인을 선택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FC750R 그레이 블루 모델에는 레오폴드 글자가 레이저 각인으로 새겨져 있었다.
그런데 FC750RBT 코랄 블루 모델에는 레오폴드 글자가 따로 박혀 있었다.
참 사소한 부분에서도 연식 변경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
다시 봐도 색감이 너무 마음에 든다.
오래오래 이 색감을 즐길 수 있도록 때가 타지 않길 바라고 있다.
이전 모델들처럼 딥스위치도 달려 있었다.
물론 난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
대충 6살 때부터 컴퓨터를 만졌으니....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어도 대충 30년 가까이 키보드를 두들겼던 습관이 남아 있어 쉽게 바꾸질 못한다.
(그치만 맥 키보드에는 잘 적응했다. 역시 마인드 차이일지도?)
유선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대비해서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포트도 마련되어 있다.
좌측이나 우측으로 선정리를 할 수는 없고, 정직하게 가운데로만 선을 뺄 수 있게 되어 있다.
아무래도 무선 제품이다 보니 유선 사용에 대한 배려는 크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는 AAA 건전지를 사용한다.
FC750RBT PD 코랄 블루의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2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째는 측각, 무각 옵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둘 째는 내장 배터리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내장 배터리를 넣으면 제품 가격이 올라가겠지만, 매번 건전지를 교체해야 한다는 큰 단점이 사라지게 되니 별로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한 번 배터리를 갈면 몇 달은 우습게 간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미끄럼 방지 패드는 4방향에 맞게 부착되어 있다.
높이 조절은 한 단계만 가능하다.
미세하게 조절하고 싶으면 별도의 장치를 부착해야 한다.
물론 나는 살면서 저 높낮이 조절 장치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별 상관 않는다.
내가 선택한 모델은 FC750R PD 코랄 블루 백축이다.
그렇다 흔히 알려진 스위치가 아닌 백축이다.
사무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FC750R이 흑축이기 때문에 흑백을 맞추려고 백축을 산 건 아니다.
그냥 뭐랄까... 갈축보다 조금 더 무거운 축을 사용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또각또각 소리와 클릭감이 확실한 청축을 구매해볼까 고민도 해봤다.
하지만 아무래도 소음에 민감한 내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간단한 언박싱 후기는 끝.
내돈내산리뷰는 여기까지다.
언젠가는 레오폴드에서 제품 지원 받아 리뷰해보고 싶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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