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줄까지 서가며 밥을 먹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차피 매일 먹는 밥 대충 아무거나 끼니 떼우고, 제대로 챙겨야 할 때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와 2년째 함께 하고 있는 파트너의 생각은 그러지 못하다.
한 끼 한 끼 최선을 다해서 먹고 후회가 없어야 하며, 새로 나온 건 무조건 먹어봐야 한다.
그래서 왔다.
파이브 가이즈 강남점.
내가 갔을 땐 비도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어서 그런가 웨이팅이 생각만큼 길지 않았다.
다른 곳에서 지점이 생겨서 그런가 손님이 분산된 효과도 분명 있는 것 같았다.
평소 접하던 수제 버거와는 다소 다른 시스템이 있다 보니 미리 공부하고 가면 편하긴 하겠지만 공부하지 않고 그냥 방문해도 무관하다.
웨이팅 하는 동안 메뉴판을 볼 시간은 충분하고 웨이팅 하는 동안 결정을 못했더라도 앞 사람이 주문하는 걸 보고 따라하면 된다.
나는 그냥 치즈버거를 주문할까 하다가 고기가 조금 부족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베이컨 치즈버거를 선택했다.
파트너도 베이컨 치즈버거를 선택했고 쉐이크는 솔티드 카라멜과 피넛 버터 맛을 섞었고, 프라이는 리틀 사이즈로 주문했다.
그리고 54,500 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을 만났다.
햄버거 2개, 프라이 1개, 탄산 1잔, 쉐이크 1잔을 주문했는데 치킨 3마리 가격이 나왔다.
너무나 놀랐지만, 쉑쉑이라는 훌륭한 선례가 있었기 때문에 포커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리는 운이 좋게도 창가에 잡을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을 땐 직원들이 안내해주고 정리해주는 모습도 보였다.
내가 방문했을 땐 상대적으로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굳이 직원 분들이 교통정리(?) 하시지 않아도 잘 돌아갔다.
소문처럼 파이브 가이즈에선 땅콩을 무료로 먹을 수 있었다.
다만 매장 밖으론 가져갈 수 없다.
아마 매장 밖으로 가져갈 수 있게 했다면 하루만에 매진될 것이다.
땅콩은 적당히 삶아져 있었는데 껍질이 조금 질겼다.
아마 이 날 비가 와서 습기를 머금은 게 아닐 까 싶은데 덕분에 많이 까먹진 못했다.
나와 일행이 주문한 모든 메뉴.
프라이 옆에 세팅한 소스들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셀프 바(?) 같은 곳에 비치되어 있다.
기호에 맞게 각종 소스와 프라이를 곁들여 먹으면 된다.
미쿡에선 저 프라이를 쉐이크에 찍어 먹는 게 정석처럼 굳어졌다는데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차라리 치즈 프라이라면 이해할텐데 쉐이크라니.... 난 전혀 맛있지 않았다.
파이브 가이즈의 맛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강렬하다 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짠 건 많이 짜고, 단 건 많이 달고, 신 건 많이 시다.
많은 사람이 말하는 전형적인 미국 맛에 가깝다고 할까.
미국을 한 번도 가보진 못햇지만, 그 사람들이 말하는 미국의 맛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나와 전혀 맞지 않았던 한 가지.
바로 베이컨이다.
베이컨이 원래 그런 식재료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먹었던 베이컨은 너무 바싹 익혀서 식감이 플라스틱의 그것과 비슷했다.
포송포송 물렁물렁 흐물텅흐물텅 식감을 좋아하는 내게 파이브 가이즈의 베이컨은 난이도가 조금 있었다.
질기기도 질겨서 얼마나 씹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한 번 경험해본 걸로 만족할 것 같은 파이브 가이즈.
수제버거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진입 장벽이 높았던 가격과 호불호 심한 맛으로 인해 나는 재방문 의사가 전혀 없다.
차라리 쉑쉑이 파이브 가이즈보다 50배는 더 맛있는 것 같다.
본 리뷰는 내돈내산 리뷰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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