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거주 중인 부산 출신 사람입니다. 부산을 떠나 서울에 둥지를 틀고 산지 대충 8년쯤 돼서 그런지 이젠 부산보다는 서울이 제 집 같고 그렇습니다. 부산엔 1년에 2번 정도 갈까 말까 합니다. 보통은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이 계신 본가에서 자곤 했습니다만 이번 부산 방문엔 호캉스를 곁들여 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겨울 안 좋은 일이 겹쳐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일까요? 제게 주는 작은 선물로 호캉스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센텀 프리미어 호텔입니다. 호캉스를 간다면서 왜 이런 작은 규모의 호텔을 정했냐 할 수도 있는데 센텀 프리미어 호텔은 제겐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진 호텔입니다. 제가 결혼식을 올렸던 곳이 바로 센텀 프리미어 호텔이기 때문입니다. 홀투어며, 시식 이벤트며, 결혼식이며 다양한 사유로 이 호텔에 방문했었는데 투숙객으로 방문하기는 처음입니다. 마음이 약간 설레네요.
체크인하면서 고층으로 배정해달라 부탁드렸는데 잘 한 선택인 것 같습니다. 건물에 가로막혀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센텀 프리미어 호텔이 기본적으로 층수가 있다보니 어느 정도 뷰가 보장되는 것 같았습니다. 복도 곳곳엔 시원한 통창을 뚫어둬서 개방감이 좋았고, 자연 채광이 들어와 어둡다는 느낌이 적었으며,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아 만족스러웠습니다.
저희 부부의 방으로 배정된 1804호입니다. 방번호가 참 마음에 듭니다. 저는 숫자 4를 좋아해서 4가 들어가면 그냥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복도엔 친절하게 표지판이 안내되어 있어 방을 찾는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복도의 구조 자체는 좀 미로 같은 느낌이 들지만, 표지판만 잘 따라간다면 방 찾기는 쉬울 것 같습니다.
제가 예약한 센텀 프리미어 호텔 슈페리어 더블룸에 들어왔습니다. 방 크기는 작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침대와 간이 소파를 제외하면 딱히 쉴만한 공간이 없었습니다. 다만 슈페리어 더블룸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가성비 호캉스를 즐기기엔 좋아 보였습니다. 방 한 켠엔 업무를 볼 수 있는 작은 데스크가 있었고, 옷장을 열면 캐리어 보관대와 금고, 그리고 샤워 후 사용할 수 있는 샤워 가운 등이 놓여 있습니다.
고층 방을 배정받아서인지 방에서 보는 뷰는 좋았습니다. 큰 건물이 시야를 가로 막고 있었지만, 그 틈새로 바다와 광안대교가 보여서 좋았습니다.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밤에 커튼을 열어 야경을 바라보며 먹는 회와 소주는 참으로 맛있었습니다. 보통 낮은 등급의 룸에는 뷰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센텀 프리미어 호텔은 슈페리어 더블룸에도 꽤나 괜찮은 뷰를 할당해 준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운이 좋거나)
화장실은 변기와 세면대, 샤워부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욕조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센텀 프리미어 호텔은 스위트룸부터 욕조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욕조를 위해 많은 돈을 지불할 순 없었기에 그냥 욕조 없는 슈페리어 더블에서 묵었습니다. 일회용으로 제공되는 어메니티가 다소 있었지만 바디워시, 샴푸, 린스는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으로 제공됐습니다. 그 외에 어메니티는 일회용으로 제공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만약 부족한 물품이 있다면 호텔 1층에 이마트24와 GS25 편의점 둘 다 있으니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센텀 프리미어 호텔의 휘트니스 센터는 B동 12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A동에 투숙중인 분들은 1층으로 내려와 B동으로 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B동에 투숙중이어서 타던 엘리베이터 그대로 타고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센텀 프리미어 호텔의 휘트니스 센터는 무인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그래서 객실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합니다.
휘트니스 센터의 규모는 작은 편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기구는 갖출만큼 갖췄습니다. 배선 때문인지 바닥 평탄화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 스팟들이 군데군데 있었지만, 운동에 방해되지는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기구 상태들이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개장 시간에 맞춰 방문해서인지 아무도 없는 휘트니스 센터에서 혼자 운동하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탈의실과 샤워실도 깔끔하게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필요한 공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객실에서 옷 갈아 입고 객실에서 씻으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은 라이프 패턴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니 이런저런 부분들을 고려해서 설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슬슬 동이 터오는 시간이 되어 유산소 운동을 하려 런닝머신에 올라 탔습니다.
그런데 런닝머신의 상태가 너무 좋았습니다. 무선충전 패드도 달려 있어서 운동하면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어ㅓㅅ 너무 편리했습니다.
실제 외부 환경에서 뛰는 것 같은 배경도 제공해줘서 지루한 유산소 운동이 전혀 지겹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진짜는 바로 뷰였습니다. 창 너머로 수영강이 멋드러지게 펼쳐져 있어 굳이 런닝머신의 화면이나 유튜브를 보지 않아도 좋았습니다. 창 밖을 바라보기만 해도 심심할 틈이 없는 너무 좋은 뷰였습니다. 이런 뷰를 가진 휘트니스 센터가 있다면 매일 오고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정신 없이 한 시간을 넘게 걷고 달리고를 반복했습니다.
결혼식장으로 만났던 센텀 프리미어 호텔과 호캉스로 만난 센텀 프리미어 호텔의 느낌은 사뭇 달랐지만, 서비스의 퀄리티에 있어선 둘 다 만족스러웠습니다.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부산으로 놀러와서 센텀 프리미어 호텔에 묵을까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재방문 의사 200%입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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