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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울릉크루즈 타고 울릉도 입도하기

by 밍블_ 2023. 2. 22.

빌어먹을 전염병에 하늘길이 턱턱 막히고 있어 어쩔 수 없이 국내 신혼여행을 선택했습니다. 남들 다 가는 제주도는 가기 싫고, 남해는 외가집이라 가기 싫고, 강원도는 언제든 갈 수 있어 더더욱 가기 싫고, 그렇게 거르고 거르다 보니 한 군데 남은 울릉도였습니다. 그렇게 저흰 울릉도로 신혼여행을 가게 됐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원래는 3시간짜리 고속 페리선을 타고 입도할 계획이었으나, 얼마 전 울릉도행 크루즈가 생겼다는 소식에 덜컥 크루즈로 노선을 변경했습니다. 심지어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투숙객이라면 울릉크루즈가 15% 할인되는 혜택까지 있었으니 우리에겐 정말 좋은 기회였던 것이었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는 크루즈치곤 배 크기가 그렇게 막 크진 않았습니다. 초호화 시설을 갖춘 그런 크루즈는 아니었고, 그냥 뭐 객실과 연회장 정도 있는 큰 배 수준이랄까요. 원래 동남아 쪽을 순항하던 배였는데 전염병으로 바닷길마저 막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국내, 그것도 울릉도에서 취항하게 되었다 합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저희 부부가 예약한 객실은 6인실입니다. 심지어 창문 하나 없는 그냥 쌩 6인실입니다. 쾌적하게 2인실을 예약하고 싶었으나, 2인실 비용은 너무 비싸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꽤 걸리는 루트였다면 과감히 투자했을 텐데, 고작 6시간 30분 뱃길에 그 비싼 돈을 태울 순 없었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배는 크루즈답게 엄청나게 큰데 우리는 코딱지만한 입구로 승선했습니다. 꽤나 넓은 입구도 있었지만, 그 곳은 차를 태울 때 쓰는 입구 같았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코딱지만한 입구를 뚫고 승선하면 차고지가 보입니다. 여기 보이는 차들은 모두 울릉도에 입도하는 차들입니다. 배가 흔들려도 차는 고정되게끔 체인으로 견고하게 연결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크루즈가 흔들리려면 얼마나 큰 파도가 쳐야겠냐만은...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그리고 미끄러지지 않게 철근으로 용접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게 되는데 여기 캐리어 끌고 가면 정말 힘듭니다. 철근마다 바퀴에 걸려서 드드드득드드드득 거리는 게 아주 고역이었습니다. 입도 땐 아무런 장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갔지만, 출도 땐 다행히도 일부 구간만 평탄화 작업을 해둬서 원활히 캐리어를 끌고 갈 수 있었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오르막 길이 끝나면 외부 차고와 객실이 보였습니다. 실내 차고가 꽉 차면 외부 차고도 사용하는 듯 했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그리고 객실. 이게 바로 창문도 없는 6인실입니다. 화장실이 있는 쪽은 침대 2개가 붙어있고, 그렇지 않은 쪽은 침대 4개가 붙어 있습니다.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침대는 꽤나 아담한 편으로 키가 180 넘는 사람에겐 조금 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시트 상태는.... 그닥 기대 않는 게 좋습니다. 호텔처럼 매번 교체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그렇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아주 대단한 무엇을 기대한 건 아니다만, 아무래도 좀 김이 빠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할 점은 커튼을 치면 프라이버시는 보장된다는 점이랄까요.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객실마다 달려 있는 화장실도 뭐 나름 준수합니다. 적당한 사이즈의 변기와 세면대 그리고 샤워기까지 구비되어 있어 웬만한 원룸보다 나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수압도 좋습니다. 애초에 일회성이 아니라 바다 위에서 계속 생활을 해야 하는 크루즈의 특성 때문인지 객실 내에 비치된 욕실도 나름 쓸만합니다. 대신 방음은 잘 안 됩니다. 큰 용변을 볼 예정이라면 객식 밖 공용 화장실에서 보는 게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그리고 저와 와이프는 찢어졌습니다. 발권해주는 분이 굉장히 센스 없이 부부를 갈라놓았습니다. 대체 왜그랬을까요. 많은 궁금증이 남았지만, 가슴 속에 묻어 두기로 했습니다. 울릉도로 향하는 첫 걸음이다 보니 마음을 좋게 먹기로 했나봅니다.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대충 개인 짐과 밤새 즐길 거리 등을 세팅하다 보면 이런 형태가 나옵니다. 나는 객실이 굉장히 덥게 느껴져서 셔츠를 벗었는데 나를 제외한 5명은 전부 잘 잤던지 밤새 코 고는 소리가 아주 선명하게 들렸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제 키가 180 조금 더 넘는데 대충 이런 그림이 나옵니다. 막 엄청 쾌적한 건 아니지만, 쓸만한 공간이 나오긴 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이건 객실 외부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모습입니다. 외부 차고가 보입니다. 저랑 와이프가 10번째? 정도로 승선한 승객이라 그런지 짐을 다 정리하고 나왔음에도 아직 승선하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당연하게도 편의점이 있습니다. 술, 담배 전부 파는데 술은 인당 수량 제한이 있습니다. 소주 1병, 맥주 2캔이었나.... 웬만한 건 다 파는데 컵라면은 안 팝니다. 식당 매출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겠지요.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식당 겸 연회장은 꽤 규모가 큽니다. 음식도 여러가질 팔고 있는데 여기서 뭔가를 먹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치킨이며 술병이며 버려져 있는 게 보이긴했습니다. 보통은 편의점에서 구입한 간편식과 맥주를 먹는 모습만 보였습니다. ​ ​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울릉크루즈

온수는 제공합니다. 하지만 컵라면은 못 먹게 합니다. 그러니 챙겨와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다만 몰래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어떤 직원도 뭔가를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장단점을 나열해 보자면.

 

장점

1. 울릉도 입도 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날씨)에 영향받지 않습니다.

  : 고속 페리선이 못 뜨는 상황에서도 울릉크루즈는 운항이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2. 입도 시간이 관광하기 좋은 시간입니다.

  : 아침 7시 조금 넘어서 도착합니다. 도착하자마자 하루종일 관광 다닐 수 있습니다.

3. 배멀미에서 자유롭습니다.

  : 배가 워낙 크다 보니, 파도에 영향을 적게 받습니다. 배멀미 할 확률을 극도로 낮춰줍니다.

 

단점

1. 객실이 덥습니다.

  : 근데 이건 개인차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입도 때나 출도 때나 저를 제외한 모두는 잘만 잤습니다.

2. 느립니다.

  : 대충 7시간 정도 걸립니다. 입도 때는 새벽에 이동하니 괜찮은데, 출도 때는 하루를 그냥 통째로 날린다고 보면 됩니다. ​ ​

 

울릉크루즈 승선기? 리뷰? 는 여기까지입니다.

당연히 내돈내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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