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총각 때 주구장창 드나들던 술집이 있었다.
코로나로 전국민이 외출을 삼가할 때도 달에 2번은 갈 정도로 드나들던 그 곳.
이번에 옛 추억도 되새길 겸 와이프와 함께 다녀왔다.
가게 이름은 오뎅정종.
영등포역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인기가 좋아 2호점까지 있다.
오뎅바가 놓은 바테이블이 특색인 가게인데 오뎅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근데 단 한 번도 난 여기서 다른 메뉴를 주문해 본 적이 없다.
바 테이블 한 가운데엔 분식집에서나 볼 법한 오뎅바가 놓여 있고
그 주변으로 손님들이 둘러 앉아 오뎅도 먹고 술도 먹는 방식이다.
전염병에 참 취약한 구조이긴 한데 왜 그렇게 열심히 다녔을까 이제와서 궁금하긴 하다.
나와 와이프가 주문한 술은 생맥 1잔과 도쿠리.
도쿠리엔 뜨겁게 데운 정종을 담아달라 부탁드렸다.
오뎅정종에선 어떤 정종을 쓰는진 모르겠으나, 백화수복이 아닐까 생각된다.
한 잔 졸졸졸졸 따라서
짜안~ 하고 건배한 뒤,
(얼핏 보이는 우리 결혼반지가 참 예뻐 보인다)
미리 물에 불려 둔 물떡을 하나 집어서
내 접시로 가져와 맛있게 냠냠 먹으면 끝.
부산 출신인 나로선 물떡을 먹을 장소가 마땅찮은데
영등포 오뎅정종엔 물떡이 준비되어 있어서 참 좋다.
떡 뿐만 아니라 곤약이나 삶은 계란도 있어서 좋아한다.
이건 여담인데, 남남이나 여여로 와서 테이블끼리 눈 맞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친구들 경험담에 의하면 그런식으로 슥샥쇽샥 해서 합석한 적도 몇 번 있었다고.
말만 들으면 뭔가 헌팅 술집의 역할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만 내가 방문했을 땐 주로 커플들만 보였다.
데이트 하다가 마무리 코스로 와서 간단하게 한 잔 하기엔 여기만큼 괜찮은 곳도 없는 것 같다.
오뎅바에 놓인 오뎅 꼬치의 가격은 3개 기준 5,000원이다.
그 뒤부턴 개당 1,500원씩 부과되는 듯
오뎅정종은 특히 국물 맛도 기가 막히다.
이게 또 은근 괜찮은 안주라서 계속 홀짝 홀짝 마시다 보면 어느새 배가 부를 때도 있다.
강남으로 이사 가게 되면 언제 또 여길 오겠나 싶어서 도시락 메뉴도 시켜봤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배가 고프다.
밥 먹으러 가야겠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오뎅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참 아쉽다 생각이 든다.
전국에 오뎅바가 다 사라지더라도 이 곳만큼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돈내산 리뷰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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