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리단길에는 수많은 맛집들이 있습니다. 망리단길 근처에 살았던 때가 있는데, 주말에 나가보면 아주 그냥 여기저기 웨이팅 줄이 어마어마하게 서있습니다. 덕분에 저는 망원동 주민임에도 불구하고 망원동 핫플에 가본 일이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제가 가본 몇 군데 되지 않는 망리단길 핫플 중에 하나, 망원동 데이트 맛집 꼬치주간에 대해 얘기 해볼까 합니다.
왠지 메뉴판 사진이 뒤죽박죽으로 찍힌 것 같지만 별로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패스 하겠습니다. 원랜 꼬치주간 외관을 찍고 싶었으나, 이 날 비가 오는 관계로 깜빡한 것 같습니다. 뭐 어쨌든 꼬치주간의 메뉴 구성은 가게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꼬치가 메인 메뉴입니다. 배불리 먹으려고 덤비면 지갑 사정이 곤란해지는 메뉴지만, 간단히 분위기 즐기며 홀짝 홀짝 마시기엔 이만한 안주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주문한 메뉴는 꼬치 6종 + 하이볼 2잔 세트 메뉴와 김치 치즈 오코노미야끼가 전부입니다.
저와 와이프가 앉은 좌석인 가게 입구 쪽에 마련된 바 테이블이었습니다. 대충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었는데 굉장히 좁았습니다. 아담하디 아담한 와이프는 잘만 쏙 들어가 앉았지만, 저는 꽤나 고생했습니다.
바 테이블 가운데엔 오뎅이 놓여 있는데 그냥 막 먹으면 안 되고 주문하면 세팅해서 가져다 주십니다. 일반 오뎅바를 생각하고 접근하면 안 되는 구조라 살짝 아쉬웠습니다.
기본 소스는 각 테이블마다 놓여 있습니다. 저는 기꼬만 간장 특유의 맛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날은 나트륨 조절을 핑계로 먹지 않았습니다.
기본찬은 무언가에 절인 방울토마토와 가쓰오부시 곁들인 단무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메뉴지만, 먹어보면 맛이 참 좋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단무지야 뭐 감칠맛 끝판왕인 가쓰오부시랑 버무렸으니 당연히 맛있고, 방울토마토는 왠지 모르겠는데 맛있었습니다. 껍질을 벗겨서 그런가 식감도 보들보들하니 좋았습니다. 단무지는 리필이 되지만, 방울토마토는 리필이 되지 않으니 아껴 먹는 걸 추천합니다.
저와 와이프가 주문한 하이볼이 나왔습니다. 왼쪽은 홍차 하이볼, 오른쪽은 주간 하이볼. 주간 하이볼은 꼬치주간의 시그니처 하이볼인 듯 했습니다. 맛은 뭐 살짝 달달하니 그냥 저냥 먹을만 했는데 개인적으론 좀 더 독했으면 싶었습니다.
와이프와 하루종일 있었던 일에 대해 떠들고 있으니 꼬치 2종이 세팅됐습니다. 항정살과 삼겹팽이말이 같았습니다. 직화로 구워서 그런가 불향이 굉장히 강했고, 간도 적당히 잘 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추가로 나온 꼬치 4종. 명란암심, 모래집, 베이컨메추리알, 표고버섯 이렇게 나온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주문한 꼬치 6종 + 하이볼 2잔 세트 가격이 35,000원이었고 하이볼 2잔 단품 가겨과 꼬치 6종의 단품 가격을 계산해 봤을 때 여러모로 세트 메뉴가 이득인 것 같았습니다. 맛은 뭐 하나하나 설명하기도 입아플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하나씩 찍어보려 했는데 제대로 찍힌 건지 모르겠습니다. 한참 배고플 시간대라 먹는 일에 정신 팔려서 대충대충 찍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풀샷은 남겨뒀습니다.
주문했던 오코노미야끼도 나왔습니다. 감칠맛 대폭발 가쓰오부시를 한껏 머금고서 영롱한 자태를 뽐냈습니다.
사진으로는 가스오부시의 영롱함을 담을 수 없어 이렇게 영상으로도 남겼습니다.
녹진한 오코노미야끼 크으 오이시이
나중엔 술이 모자라서 콜라 뭐시기랑 라임 뭐시기 하이볼 한 잔씩 더 시켰습니다. 집에서 먹으면 많이 먹지 못하지만 밖에 나오면 분위기에 취해 집에서보다 더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역시 술은 분위기인가 봅니다.
집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위치라 맨날 오며가며 구경만 했었는데 그래도 이사 가기 전에 한 번은 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맛은 뭐... 솔직히 말하자면 굳이 줄 서서 먹을만한 맛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그렇게까지 똥꼬쇼 해가면서까지 먹어야 하냐 라고 묻는다면 글쎄... 비슷한 컨셉의 가게가 주변에 없어서 포지셔닝이 확실한 것 외에는 딱히 매력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물론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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