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 당일치기로 여행갔던 어느 날의 일입니다. 이왕이면 속초에 온 김에 속초 유명 맛집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가게 된 청초수물회.
속초 물회 맛집으로 유명한 청초수물회는 속초 청초호 바로 옆에 있는데, 건물 하나가 통으로 그냥 물회집이었습니다. '물회 몇 그릇을 팔면 이런 건물을 세울 수 있을까'라는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입장하려는 그 때였습니다.
건물 입구 옆으로 세워진 대기소처럼 보이는 천막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내가 청초수물회에 방문한 시간은 오후 12시쯤. 한창 피크일 때 방문했으니 어느 정도는 웨이팅을 예상했으나, 웨이팅이 이 정도로 길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습니다.
그래도 이왕 방문한 거 어찌합니까. 플랜 B는 세우지도 않고 무작정 찾아왔으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비성수기인 5월 주말에 방문해서 이 정도 웨이팅으로 끝났지, 성수기 주말에 방문했으면 상상도 하기 싫은 웨이팅이었습니다.
다행히 물회라는 아이템이 회전율이 높아서 그런지, 아니면 내부에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웨이팅 한지 30분쯤 지났을 무렵 입장하라는 신호가 왔습니다. 그래서 3층으로 입장했습니다.
이거슨 청초수물회의 메뉴판입니다. 뭐 이런저런 메뉴가 많아 보였습니다. 와이프는 섭국을 먹고 싶어 했으나, 내가 조개류를 먹지 않는 관계로 섭국은 패스했습니다. 그렇게 선택하게 된 최종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해전물회
성게알 비빔밥
오징어순대
매장 인테리어는 그리 볼만한 게 없었고, 청초호가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을 수도 있어 보였지만 배가 고픈 우리는 뷰 따위 신경쓰지 않고 아무 자리나 앉았습니다. 창가 자리에 꼭 앉고 싶다면 잠깐 기다려서 앉을 수도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테이블 한 켠엔 로봇이 서빙하는 레스토랑이라는 문구가 안내되어 있었으나, 로봇은 어디로 갔는지 볼 수 없었고, 한국말 못 알아 듣고 잘 하지도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만 가득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쓰는 건 별로 아무 생각 없는데 그래도 서빙을 시킬거라면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은 되는 직원을 쓰는 게 맞지 않나 잠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얼마를 앉아 있었을까. 주문했던 메뉴가 하나하나 나왔습니다. 이건 속초 물회 맛집 청초수물회의 자랑, 해전물회. 해삼과 전복이 들어간 물회라 해전물회인 것 같았습니다.
육수의 양은 그리 많지 않았고 생선회와 해물이 듬뿍 담겨 잇어 해물과 육수의 진한 맛이 강한 그런 물회였습니다. 육수의 양이 적어서 그런진 몰라도 가끔은 물회가 아닌 회무침을 먹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진하고 강했습니다. 이게 바로 대기업의 맛인가 싶기도 했다만 청초수 물회만의 특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괜히 속초 물회 맛집이라고 불리는 건 아닐테니까요.
물회를 전부 즐긴 다음엔 남은 육수에 소면과 밥을 말아 먹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면의 양이 너무 적어서 추가로 주문하려 했더니, 직원분이 알아듣지 못하여 그냥 주문하지 않았는데 그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다음 차례는 오징어 순대. 저는 개인적으로 순대라는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오징어 순대는 살면서 처음 먹어 봤습니다. 먹어보지 않아도 대충 상상되는 맛이라 딱히 먹어보지 않았는데 이번엔 무슨 바람이 불었던건지 그냥 시켜먹어 봤습니다.
맛은 뭐 딱 상상했던 그 맛. 오징어의 쫄깃한 식감과 순대소의 맛들이 어우러진 그냥 음.... 해물 많이 들어간 동그랑땡 먹는 맛이랄까?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건 아니고 그냥저냥 먹을만 했다 정도로 마무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순대에 기본적으로 간이 되어 있지만, 그래도 간이 모자란다 싶으면 간장을 살짝 뿌려 먹으면 조금 괜찮지 않겠나 싶습니다. 청초수물회는 물회는 맛있어도 순대는 그냥 그런 걸로 판단.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많이 걱정하고 기대했던 성게비빔밥. 성게알도 살아 생전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이라 그런지 많이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환장하면서 먹던데 나는 왠지 내키지 않았습니다. 딱 봐도 비려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왕 주문한 거 어쩌겠나 먹어는 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일단 밥을 넣고 슥슥 비벼서 한 입 뙇하고 먹어봤습니다. 예상대로 굉장히 비리고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또 못 먹을 정도로 비리고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저냥 참고 먹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뭐 젓갈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속초 물회 맛집으로 유명한 청초수물회. 딱히 나무랄 것 없고 잘 정돈된 대기업의 맛이 느껴졌습니다. 다음에 또 속초에 오게 된다면 재방문할 가능성은 0%. 딱히 이유랄 건 없고 그냥 다른 것도 경험해보고 싶어서랄까. 뭐 어쨌든 본 후기는 내돈내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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